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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그리고 GoodFellas

플라자합의는 무엇일까?(Ft. 일본 경제 버블. 잃어버린 30년)

by 굿펠라스 2022.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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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은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경제대국이었습니다. 미국과 경제 1, 2위를 다퉜죠. 그러던 1980년대 일본은 경제 버블로 추락이 시작되죠.

 

 그렇게 세계를 제패할 것만 같던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리며, 끝없이 추락하게 됩니다. 이때 일본 경제의 버블을 이끈 것이 바로, 1985년 9월에 있었던 플라자 합의(Plaza accord)가 시작이었습니다. 

 

 

 플라자합의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플라자합의 이후에 일본의 경제는 어떻게 버블이 쌓였고, 터지게 된 것일까요?


플라자합의

 

 1985년 9월 22일, 미국은 뉴욕 플라자 호텔에 G5로 불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재무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모인 이유는 한 가지였습니다. 일본의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가치를 강제로 올려 달러 가치를 내리고, 미국의 계속되는 무역적자를 해소하고자 모인 것입니다. 이를 플라자합의라고 부릅니다.

 

 당시 일본의 수출은 최상이었습니다. 품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이 우수했기 때문입니다. 미국도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각기 일본산 섬유, 철강, 전자제품,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해 쿼터제 도입, 덤핑 관세 부과 등으로 일본의 수출 공세에 대응했었습니다.

 

 그랬던 미국은  각기 물품에 대해 개별 대응하지 않고, 아예 수출의 근간이 되는 환율 자체를 강제로 조절시켜버리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야말로 초강수 대응이었습니다. 

 

 플라자 합의는 20분여 만에 끝이 납니다. 플라자합의의 합의문에는 특별한 이행 사항이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미 달러화 가치를 내릴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고, 대외 불균형 축소를 위해 재정. 통화정책을 공조한다'라고만 적혀있었습니다. 

 

플라자호텔
플라자호텔


 엔고 현상 (엔화의 가치 상승. 수출경쟁력 감소)

 플라자 합의 직전 1달러 당 240엔대였지만, 합의 후 3개월 만에 1달러 당 200엔대로 20% 절상이 되었습니다. 합의 3년 후에는 1달러 당 130엔대로 무려 85%가 절상됩니다. 불과 3년 만에 엔화 가치가 2배로 상승한 것입니다. (엔/달러 환율이 높아질수록 일본의 미국으로의 수출은 유리해지는데, 반대로 엔화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수출의 어려움이 찾아오게 됩니다.)

 

 일본 여론은 엔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일본 경제와 사회에 타격을 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기 시작합니다. 일본의 많은 기업들은 수출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엔고와 달러 약세는 이런 일본 수출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려버리게 됩니다.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팔 수 있는 나라들이 주변에 많았습니다. 우리나라를 필두로 대만과 태국들이 바로 그 나라들이죠. 

 

 일본 본토에서 생산해서 수출하려면 채산성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본 기업들은 생산거점을 일본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겨가기 시작합니다. 현지에서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진출 오프쇼어링이 이즈음부터 활발해졌습니다. 

(*오프쇼어링 : '업무위탁'이라고 합니다. 기존의 사업 거점으로부터 타국에 사업을 이전하는 경제행위를 가리킵니다.)

 

 일본 내에서는 신규 설비투자가 정체되고, 수출품 생산이 감소하는 등 침체에 들어서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플라자 합의 1년 후인 1986년에는 엔고 불황이 닥치게 됩니다. 1986년 7월 1달러당 160엔대에 접어들자 수출기업과 정부, 정치권, 언론에서 엔고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경제 사회 각 단체들은 일본은행에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을 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에서도 일본 정부에 내수확대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을 주었죠.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재정확대

 일본은행은 시장의 요구대로 경기부양을 위해서 1986년 1월부터 1987년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금리를 5에서 2.5%까지 인하하였습니다.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였습니다. 여기에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1985년부터 1987년 5월까지 6조 엔의 재정을 풀었습니다. (코로나19 시대 때 우리나라도 이렇게 저금리일 때 재정을 풀었었죠. 금리가 낮으면 자금은 밖으로 돌게 되고, 자연스럽게 유동성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적극적인 대처로 엔고불황은 1986년 1월뿐이었습니다. 1987년 봄부터 일본 경제는 회복세로 접어들게 됩니다. 1987년 경제 회복 분위기 속에서도 기업들의 설비투자 의욕은 약했습니다. 왜냐하면 엔고 상황 속에서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국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 트렌드였기 때문입니다. 굳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국내에 있는 공장에 설비를 투자하려는 기업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부동산의 가격주가 상승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해 풀려있던 돈들은 결국, 주식부동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2020 ~ 2021년을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수요가 넘치자 땅값은 급등했고, 기업이 보유한 땅들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기업에 대한 평가가치도 덩달아 상승하게 됩니다.

 

 이것이 그대로 반영되어 기업의 주가는 상승하였고, 기업들은 주가 상승을 배경으로 전환사채(CB) or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비용이 싼 자금을 조달하고, 이것을 다시 수익이 좋은 주식이나 부동산에 재투자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본의 주가와 부동산 가격 급 상승의 배경입니다.

 

 당시 일본은행에서는 부동산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LTV가 무려 120%에 달했습니다. (집이 1억이면, 집값보다 비싼 1억 2,000만 원을 빌려준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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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 버블 시작 (잃어버린 30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일본의 부동산 가격과 주가는 1989년부터 버블이 조금씩 터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의 시작이었죠. 

 

  1985년 7월 부동산 대출을 자제하도록 금융기관에 통지하였고, 1987년 8월에는 감시구역을 도입하였으며, 일본은행의 창구지도, 금융기관 주도의 자율규제 등 다양한 규제를 실시하게 됩니다.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과 주가의 상승은 계속됩니다. 결국 일본은행은 금리인상을 실시하게 됩니다. 1989년 5월, 기준금리를 2.5%에서 3.25%로 인상을 합니다. 1990년 8월에는 6%까지 1년 3개월 동안 5차례에 걸쳐서 급격하게 금리인상을 실시합니다.

 

 이렇게 해도 가격이 잡히지 않자, 1990년 3월 27일 일본의 대장성(기획재정부와 유사)이 부동산대출 억제를 목표로 하는 대출총량규제를 발표하게 됩니다. 부동산대출증가율을 총대출 증가율 이하로 억제하는 것이었습니다. 대출총량규제가 도입되자 부동산 대출은 빠르게 억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정리하자면,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율 상승과, 대출 총량규제에 따른 대출 불가로 인해서 부동산이 자산가치와 주식의 주가 하락이 급격하게 일어났으며,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부실채권이 늘어나게 되면서 은행경은 급격히 악화됩니다. 악순환의 시작이었죠.

 

 은행은 빌려줬던 돈들을 급히 회수하게 되고, 사람들은 빚을 갚기 위해서 소비가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기업들은 하나둘씩 부도가 나기 시작합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일본의 경제는 끝 모를 추락을 하게 됩니다. 


 플라자 합의 후 일본의 경제상황을 보고 얻을 수 있는 교훈

 

 일본의 1980년대 플라자합의 이후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고 이해하면, 현재의 경제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상황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습니다. 시대가 변하기도 하였고, 주변 조건도 완전하게 동일하지 않습니다. 일본처럼 경제 버블이 크게 터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일이 우리에게도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죠.

 

 과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저금리와 유동성이 풀리게 되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가격이 오른다는 것입니다. 분명 이 중에서는 가치에 비해 고평가 된 곳들이 존재할 겁니다. 잘 선별해서 좋은 곳을 선택한다면 부자가 될 것이고, 반대로 버블이 낀 것을 잘못 선택한다면 쪽박을 찰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투자할 때도 항상 유념해야 합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다"

 


 정부에서는 이런저런 대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선언하였고, 우리나라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부동산에 대한 대출규제를 더 강화할지, 아니면 완화할지도 유심히 지켜봐야 합니다. 마침 2달 뒤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게 됩니다. 지금 대선후보들은 여러 경제정책들을 이야기하고 있죠.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가는 정말 중요한 사항입니다. 이를 듣고 잘 판단해서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고요.


 일본처럼 잃어버린 10 ~ 30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미래가 밝은 10 ~ 30년의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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