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 들어간 신입투수들에게 앞으로의 목표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면, 많은 선수들이 두 자릿수 승수를 쌓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얘기는 일단,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해야만 도전할 수 있는 기록입니다. 매년 상위권에 위치한 투수들에게는 좀만 하면 할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훨씬 더 많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달성하기 힘든 두자릿수 승수, 10승 이상을 연속으로 하는 것은 정말 엄청 대단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올해 연속 10승이상기록이 중단되었지만, 지난 수년동안 기록을 이어왔던 기아의 양현종 선수가 떠오릅니다.
올해는 시즌 중에 부진과 불운이 겹치면서 안타깝게도 기록을 이어나가지 못했습니다. 양현종 선수의 최근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두 자릿승수와 함께 170이닝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올시즌에도 171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는 보여줬습니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했다는 뜻이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시켜 줬다는 이야기입니다.
KBO 역대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1. 이강철
역대기록을 봤을때, 연속 10승 이상을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선수 한 명이 있습니다. 현재 KT위즈의 감독이자, 해태 타이거즈 왕조를 이끌었던 이강철 감독입니다. 이강철 선수는 무려 10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강철 선수는 국내를 대표하는 핵잠수함(언더핸드)이자, 선발투수의 표본이었습니다. 통산 152승, 2,204와 2/3이닝, 53세이브, 33 홀드를 기록하였습니다. 방어율 또한 3.29에 불과했습니다.
2. 정민철, 장원준, 유희관, 양현종
2위는 총 4명입니다. 1990년대 한화의 에이스였던 정민철 선수와, 얼마전 은퇴한 장꾸준이라고 불렸던 장원준 선수,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느린 공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줬던 유희관 선수, 기아의 핵심투수이자 대투수로 불리는 양현종 선수입니다.
이강철 선수와 동시대에 기록 경쟁을 했던 정민철 선수는, 일본 요미우리로 이적하기전까지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1999년에는 18승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호기롭게 진출했던 일본에서 2년간 있었지만, 실패를 겪었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만약 정민철 선수가 일본에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 머물렀더라면 이강철 선수의 10 시즌 연속 10승 기록을 깰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통산 161승인데, 송진우 선수의 210승 기록에도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장원준 선수는 롯데에서 두각을 나타낸뒤, 두산에 와서도 주축선발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급격하게 성적이 떨어지면서, 2017년을 마지막으로 기록이 중단되었습니다.
유희관 선수는 두산의 프랜차이즈 선수입니다. 두산에서 시작하여,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구속은 누구보다도 느렸지만, 칼 같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프로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통산 101승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통산 방어율이 4.58로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 2018년에는 방어율이 무려 6.70이었는데도 불구하고 10승을 기록했는데, 두산 팀 타율이 당시 0.309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하게 수년간 두산의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두산의 우승을 여러 번 이끈 주역이었습니다.
순위 | 이름 | 주요팀 | 연속10승횟수 | 연속기간 |
1 | 이강철 | 해태 | 10 | 1989-1998 |
2 | 정민철 | 한화 | 8 | 1992-1999 |
장원준 | 롯데,두산 | 8 | 2008-2017 (2012~2013 경찰청 복무) | |
유희관 | 두산 | 8 | 2013-2020 | |
양현종 | 기아 | 8 | 2014-2022 (2021은 텍사스 소속) | |
6 | 김시진 | 삼성 | 6 | 1983-1988 |
선동열 | 해태 | 6 | 1986-1991 | |
류현진 | 한화 | 6 | 2006-2011 | |
정민태 | 현대 | 6 | 1996-2003 | |
리오스 | 기아,두산 | 6 | 2002-2007 | |
11 | 김상진 | OB | 5 | 1991-1995 |
윤성환 | 삼성 | 5 | 2013-2017 | |
차우찬 | 삼성,LG | 5 | 2015-2019 |
3. 그 외
투수기록을 찾아볼때마다 항상 언급되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국보투수 선동열 선수입니다. 선동열 선수는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는데, 잘하다가 못해서 기록이 끊긴 게 아니라, 1992년에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해 32이닝을 갓 넘겼지만, 방어율은 무려 0.28이었습니다. 선동열 선수가 국내에서 선발로 계속 뛰었다면, 승수, 이닝, 탈삼진 등 많은 기록들이 다시 쓰였을 것입니다. 물론 마무리로서도 정상급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깔래야 깔 수 없는 선수이긴 하지만 말이죠.(실패했다고 할 수 있는 해는 일본 주니치에 진출했던 첫해, 1996년 밖에 없습니다.
류현진 선수도 언급을 안할 수 없는데요. 미국진출전 마지막해에 180이닝을 넘게 던지면서, 방어율이 2.66에 불과했지만 승수는 단 9승이었습니다. 마지막경기에서는 10이닝을 던졌는데도 불구하고, 타선이 도와주지 않으면서 결국 10승을 달성하지 못하였습니다.(당시 승리투수가 됐다면, 7 시즌 연속 10승 기록과 함께 통산 99승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백넘버가 99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법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하였습니다.)
류현진 선수는 KBO리그 평정하고 미국으로 진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10년 동안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저 그런 선수가 아닌, 팀의 주축 선발투수로서 말이죠. 2019년에는 사이영상 후보에도 오르며, 내셜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KBO, MLB 합쳐서 현재 통산 163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류현진 선수는 내년에 어떤 팀에서 뛰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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