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첫 모의고사의 충격 이후, 내신 공부에 모든 것을 걸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첫 모의고사는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중학교에서는 잘했는데 왜 이렇게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며칠 동안 그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모의고사는 당장 어렵더라도, 내신만큼은 반드시 잡아보자.’

모의고사는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반면 내신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는 오직 내신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첫 중간고사, 노력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습니다.

특히 제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국어와 영어에서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반에서 15등 안팎의 성적이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한 학년에 8개 반, 전체 학생은 약 270~280명이었습니다.

중학교에서는 상위권이라고 생각했던 저에게는 다소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 때 잘했던 학생’들이 모두 모여 경쟁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기말고사만큼은 반드시 만회하고 싶었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난 뒤에도 포기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독하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기말고사에서는 반드시 만회하자.’

그 생각 하나로 다시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아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늘 궁금해하셨을 것입니다.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님은 아마도 성적에 대한 걱정도 함께 하고 계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노력은 조금씩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기말고사에서는 분명 변화가 있었습니다.

중간고사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에서는 8~9등, 전교에서는 42등 정도를 기록했습니다.

처음에는 숫자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에서 8등이라면 단순 계산으로는 전교 60등 안팎이 나와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우리 반에는 유난히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고, 반에서 조금만 높은 순위를 기록해도 전교 순위는 크게 올라갔습니다.

비록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노력하면 성적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난 뒤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 성적을 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쁘지 않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더 올라갈 수 있다.”

짧은 말이었지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 학기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 첫 학기는 나름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경쟁은 2학기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짧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이미 1학기 동안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시 처음처럼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고민은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모의고사 성적이었습니다.

내신은 조금씩 오르고 있었지만 모의고사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기숙사 방 배정이 성적순이라는 현실

우리 학교는 조금 독특한 제도를 운영했습니다.

매달 치르는 모의고사와 내신 성적을 합산해 기숙사 방을 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활 관리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숙사 환경 자체가 성적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성적 구간기숙사 환경
상위권4인실
중상위권8인실
하위권80인실

같은 기숙사라도 공부 환경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조용한 방에서 생활하는 학생과 수십 명이 함께 생활하는 학생의 집중 환경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모의고사도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시험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는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는 시험이어야 했지만, 우리에게는 생활 환경까지 결정하는 시험이었습니다.

그 부담감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경쟁이 만든 또 다른 현실

2학기로 넘어가면서 주변에도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경쟁과 성적 압박 속에서 지쳐가는 친구들이 하나둘 생겨났습니다.

열심히 해도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습니다.

저 역시 ‘계속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맞을까’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앞으로 제 공부 방법을 다시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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