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5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대통령궁마저 수중에 넣은 뒤 내전 승리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는 2001년 미군과 아프간 정부 연합군에 의해 정권을 잃은 지 정확히 20년 만의 재집권이었습니다. 이 충격적인 소식은 전 세계에 아프가니스탄의 미래에 대한 깊은 우려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탈레반은 어떤 단체이며, 그들의 통치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1. 탈레반의 결성 배경과 첫 번째 집권 (1996-2001)
탈레반은 1994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결성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입니다. ‘학생’을 뜻하는 아랍어 ‘탈립(talib)’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이들은 이슬람 신학생들(물론 이들 대부분이 아프간 전쟁 베테랑들이었지만)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결성 당시부터 군정세력으로 출발해 이슬람 이상국가 건설을 목표로 무장투쟁을 벌여왔습니다.
- 초고속 성장과 집권: 1994년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80% 이상을 장악한 뒤 이듬해 수도 카불을 점령, 나지불라 전 대통령 형제를 공개 처형하고 과도정부를 세워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을 선포했습니다.
- 엄격한 율법 통치: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 정권은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엄격한 이슬람 율법(샤리아법) 통치를 강행했습니다. 특히 여성과 아동에 대한 인권 침해로 악명이 높았는데, 여성의 교육 및 경제활동 제한, 남성 보호자 없이는 외출 금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 국제적 갈등과 비난: 1998년 미 대사관 폭탄 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면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또한 2001년 3월에는 우상화 배격 운동의 일환으로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안 석불’을 파괴하며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외부 링크 삽입 권장: 바미안 석불 파괴 관련 뉴스 아카이브]
2. 9.11 테러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 탈레반 정권 붕괴
탈레반 정권의 붕괴는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미국 동시다발 테러 사건, 이른바 ‘9.11 테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9.11 테러의 충격
2001년 9월 11일 오전,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 ‘펜타곤’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 빌딩 등이 항공기와 폭탄을 동원한 테러 공격을 받았습니다. 미국은 즉시 이 테러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를 지목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 선포와 탈레반 공격
미국은 9.11 테러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그의 인도를 요청했습니다. 탈레반이 이를 거부하자 미국은 2001년 10월, 아프간에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했고, 이로 인해 탈레반 정권은 한 달여 만에 급속도로 붕괴되었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은 10년 뒤인 2011년에 미군에 의해 사살되었습니다.
3. 미군 철수와 탈레반의 재집권 (2021)
빈 라덴 사살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 철수를 추진했으나,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번복하고 주둔을 연장했습니다. 이후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타결했고, 2021년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미군 완전 철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1년 7월, 미군이 공식적으로 철수를 완료하기도 전에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군 철수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탈레반의 재집권이 이뤄지면서 국제 사회는 혼란에 빠졌고, 미군이 너무 성급하게 철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내부 링크 삽입 권장: 아프가니스탄 난민 지원 또는 2021년 미군 철수 배경 분석]
4. 재집권 이후 탈레반의 이슬람 율법 통치와 미래
20년 만에 다시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과거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다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음악, 오락, 예술 문화 금지
- 범죄자에 대한 가혹한 신체형 (손목, 발목 절단)
- 여성들에게 부르카(검은 천) 착용 의무화 및 교육·사회 활동 제한
탈레반의 재집권은 9.11 테러 이후 미국을 포함한 많은 동맹국들의 20년간 노력이 허무하게 물거품이 된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그 긴 세월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궁극적으로 ‘이슬람 율법 통치는 누구를 위한 법인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종교적 해석을 넘어, 한 사회의 인권과 자유, 그리고 국제사회의 평화에 대한 깊은 숙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