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과 정전, 휴전의 차이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2021년 9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중 4자가 함께 한반도 전쟁의 종료를 선언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종전선언이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출발점이며,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반도 문제는 단순히 남북 간의 문제를 넘어, 동북아 전체의 안보와 세계 평화에 직결된 사안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중단되었다고 해서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비슷하게 들리지만, ‘종전’, ‘정전’, ‘휴전’은 명확히 다른 단계와 의미를 가진다.

종전

종전은 말 그대로 전쟁이 완전히 끝난 상태를 의미한다.
전쟁 당사국들이 더 이상 적대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국제사회에도 이를 공표함으로써 전쟁 상태가 종료되었음을 확인한다.
이 선언 이후에야 본격적인 외교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이 가능하다.

정전

정전은 전쟁 중인 나라들이 전투를 잠시 멈추기로 합의한 상태다.
소모적인 전투를 중단하거나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경우가 많다.
보통 국제기구가 중재하며, 합의가 깨질 경우 전투가 재개될 수도 있다.

휴전

휴전은 정전보다 더 공식적인 협상 결과로 이루어진다.
양측이 대표를 내세워 협정을 체결하고, 전선 전역에서 교전을 멈추는 것이다.
일시적인 평화가 아닌, 전면적인 전투 중단을 약속하는 단계다.


종전선언의 의미

종전선언은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상호 적대 관계를 해소하겠다는 의사 표명이다.
이는 평화협정을 위한 전 단계로, 단순히 총성이 멎는 것을 넘어
정치·군사적으로도 새로운 관계를 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전협정 상태에서는 법적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교전국 사이의 외교 정상화나 상호 신뢰 구축이 어렵다.
따라서 종전선언은 평화체제 구축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한반도의 현실

한반도는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 이후,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교전이 중단되었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인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은 체결되지 않았다.

정전협정에는 유엔군 총사령관 클라크, 북한의 김일성,
그리고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가 서명했으나
대한민국 정부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협정 자체에 반대해 서명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한반도는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런 이유로 북한과 미국 간, 그리고 남북 간의 종전선언 논의는
여전히 중요한 외교 과제로 남아 있다.


전 세계에는 지금도 전쟁이나 내전이 이어지는 지역이 많다.

  • 서아시아: IS와 알카에다 등 극단주의 세력의 무력 충돌
  • 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에티오피아 등 내전
  • 남캅카스 지역: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분쟁
  • 시리아 내전
  •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전쟁

특히 우크라이나 남부의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불법 점령으로 규정되어 있다.
러시아는 흑해의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확보하고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여전히 긴장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마무리

정전은 전투를 잠시 멈춘 상태,
휴전은 협정을 통해 전면적인 교전을 중단한 상태,
그리고 종전은 전쟁이 완전히 끝났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상태다.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전쟁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평화 질서를 여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제 남북한과 주변국이 함께 현실적인 평화체제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그 첫걸음이 ‘종전선언’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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