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삼겹살의 조화. 유래는?

 ‘회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메뉴는 단연 삼겹살입니다. 그리고 이 삼겹살에 곁들이는 술 중에 가장 선호하는 술은 소주이죠! “삼겹살엔 소주, 치킨엔 맥주”는 마치 한국인의 DNA에 각인된 듯한 공식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이토록 삼겹살과 소주를 사랑하게 되었을까요? 이 국민 조합 속에는 깊은 역사와 흥미로운 문화적 배경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대표 외식 메뉴, 삼겹살과 소주의 유래와 함께 이 둘이 어떻게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되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맛있는 조합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 밤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1. 삼겹살의 유래

삼겹살 ‘돼지고기 비계와 살코기가 세 번 겹친 형태’를 말하며, 이는 돼지 사료를 조절하여 급식함으로써 육질을 형성시킨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섬유질이 많은 사료를 주다가, 다시 섬유질은 적고 영양가가 많은 사료로 바꾸는 방식으로, 비계 끝에 다시 살이 붙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삼겹살

① 고려 시대, 개성과 돼지의 전설

어느 책에서 전해지는 삼겹살의 유래는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작제건과 용왕의 딸: 전설에 따르면, 고려 태조 왕건의 할아버지인 작제건은 서해 용왕을 돕고 용왕의 딸과 혼인하여 돼지를 얻었다고 합니다.
  • 개성의 상징: 작제건이 고향으로 돌아와 돼지를 우리에 넣으려 했으나, 돼지가 들어가지 않고 도망가 개성의 남쪽 기슭에 가서 눕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곳이 훗날 고려의 도읍지인 개성(송악)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 돼지 사랑, 개성 사람: 이후 개성 사람들은 돼지를 개성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며 많이 길렀고,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1926년, 전국에서 돼지 도살 수를 살펴보면 개성이 8,000두가 넘었고, 인천 2,400여 두, 논산 460두, 전주 477두로 기록되어 있어 개성 지역의 압도적인 돼지 소비량을 엿볼 수 있습니다. 

② 누가 삼겹살을 즐겨 먹었을까? (경제 발전과 외식 문화)

과거 삼겹살은 지금처럼 흔한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 특수 계층의 보양식: 석탄 광부들이나 교사처럼 먼지로 인해 기관지 손상이 심한 특수 계층의 사람들이 먼지를 씻어내는 효과를 기대하며 먹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1970년대만 해도 고기는 흔치 않은 음식이었고, 고기를 잡으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고깃국을 나눠 먹을 정도로 귀했습니다.)
  • 외식 문화의 발달: 이후 경제호황을 거쳐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외식 문화가 발달하게 됩니다. 고기를 먹는 횟수가 증가하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삼겹살의 인기도 함께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얇게 썰어 구워 먹기 쉽고,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맛으로 서민들의 큰 사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 소주의 유래

소주는 증류식 소주에서 시작하여 희석식 소주로 변화하며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도수가 높은 술은 추운 지방에서 몸의 열을 올리기 위해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는데, 러시아의 보드카(평균 40도 이상)처럼 말이죠.

소주

① 몽골 침략과 소주의 한반도 유입

  • 중국 소주의 역사: 증류식 소주는 12세기 이후 금나라 때 중국에서 처음 제조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원나라에서도 소주가 유행했습니다.
  • 고려 시대 유입: 우리나라에 소주가 들어온 것은 원나라의 침략을 받았던 고려 시대입니다. 원나라 몽골군은 고려를 정복한 후 일본을 정벌하려고 하였고, 고려의 땅을 병참 기지로 삼았습니다. 이때 몽골군이 주둔했던 대표적인 지역이 ‘안동’으로, 오늘날 지역 소주 중 대표적인 ‘안동 소주‘가 이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② 현대 희석식 소주의 탄생과 도수의 변화

  • 식량 절약 정책 (1965년): 현재 우리가 주로 마시는 ‘희석식 소주‘는 1965년부터 식량 절약 정책의 일환으로 시판되기 시작했습니다. 전통적인 증류식 소주는 곡물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 진로의 변화: 1924년 알코올 도수 35도의 증류식 소주로 사업을 시작했던 진로는 1965년 30도짜리 소주를 선보이면서 희석식으로 전환합니다. 이후 1973년에는 25도로 도수를 낮추어 1998년까지 ’25도 소주‘라는 인식을 확립합니다.
  • 지속적인 도수 하락: 1998년 23도짜리 소주가 나오고, 2006년에는 20도로 도수를 더 낮추게 됩니다. 이후에도 웰빙 트렌드와 젊은 층의 순한 술 선호 현상에 맞춰 도수는 점점 낮아져 지금은 16도 안팎의 소주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어르신들의 ‘빨간 소주’ 선호: 어르신분들이 “요즘 소주는 약하다”며 과거의 도수 높은 ‘빨간 소주‘(참이슬 빨간색 라벨 등)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러한 소주의 도수 하락 역사와 관련이 깊습니다.

3. 삼겹살 + 소주

삼겹살과 소주 조합은 왜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으며 국민 조합으로 자리매김했을까요?

  • 소주의 담백함: 사실 소주는 향과 맛이 담백하기 때문에 어떤 안주와도 잘 어울립니다. 삼겹살뿐만 아니라 회를 먹을 때도, 심지어 치킨에도 소주는 참 잘 어울립니다.
  • 기름진 맛과의 조화: 특히 기름지고 고소한 삼겹살을 먹고 난 후, 소주 특유의 깔끔하고 개운한 맛은 입안을 정리해주며 느끼함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상반되는 맛의 조화가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입니다.
  • 서민적 정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삼겹살과 소주는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고 소통의 장이 되어주는 정서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위로와 격려를 나누는 문화가 바로 이 조합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삼겹살 소주,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문화 아이콘!

지금까지 삼겹살과 소주의 흥미로운 유래와 변화의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돼지고기 사랑과 몽골 침략으로 유입된 소주가 만나, 경제 성장의 흐름을 타고 서민들의 애환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국민 문화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역사는 참으로 다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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