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급증, 한국 치안은 안전한가?

미국의 총기 문제와 한국 치안의 대비

미국은 세계 최강의 경제력을 가진 국가이지만, 총기 소지가 합법화된 사회 구조로 인해 총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나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총기 규제 강화에 대한 논의가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총기 범죄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민간인의 총기 소지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가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국제 치안 지표에서도 한국은 낮은 강력범죄 발생률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에 큰 균열을 낸 사건이 2023년 여름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신림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2023년 7월 21일, 서울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대낮인 오후 2시경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33세 남성 조선이 약 10여 분간 길을 지나던 남성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고,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조선

이 사건은 특정한 원한이나 개인적 갈등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향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극심한 공포를 안겼습니다.

신상공개 결정 배경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피의자 조선의 이름·나이·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조치로, 다음 요건을 충족한 경우 가능합니다.

  •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 국민의 알권리, 재범 방지,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서현역 차량·흉기 테러 사건

불과 보름여 뒤인 8월 초,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서 또 다른 묻지마 범죄가 발생했습니다. 22세 남성 최원종은 차량을 몰아 인도로 돌진한 뒤 흉기를 휘둘렀고, 이 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최원종은 조사 과정에서 “불상의 집단이 자신을 청부살인하려 한다”거나 “부당한 상황을 공론화하고 싶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현실 인식이 왜곡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단순 강력범죄와는 다른 사회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일반적으로 묻지마 범죄란 뚜렷하거나 사회적으로 이해 가능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가해지는 폭력 범죄를 의미합니다.

이상동기 범죄라는 공식 용어

경찰은 2022년 1월부터 묻지마 범죄를 ‘이상동기 범죄’로 명명하고 관련 통계를 집계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적 불만, 망상, 피해의식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범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입니다.

일본에서는 이와 유사한 범죄를 ‘도리마 범죄’라고 부르는데, 이는 ‘만나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모방범죄와 온라인 살인 예고 증가

신림역과 서현역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모방범죄 예고 글과 흉기 관련 위협 게시물이 급증했습니다. 실제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러한 행위 자체가 사회 전반의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현행 형벌 체계가 이러한 범죄를 억제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행 형벌 제도의 한계

현행 형법상 무기징역 수형자도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유기징역의 경우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가석방이 가능합니다.

또한 모범수, 특별사면 등의 제도를 통해 중형을 선고받은 흉악범이 사회로 복귀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재범 가능성에 대한 국민적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형제의 사실상 중단

한국은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사형제는 존재하지만,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 논의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여당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 신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란, 수형자가 사망할 때까지 교도소에 수용되는 형벌로, 사회로의 복귀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사형제의 대안적 형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찬반 논쟁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두고도 논란은 존재합니다.

  • 찬성 의견: 재범 위험이 높은 흉악범을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할 수 있다
  • 반대 의견: 막대한 세금을 들여 범죄자를 평생 수용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문제

맺음말

묻지마 범죄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사회에 남기는 상처가 너무 큽니다. 처벌 강화와 함께, 범죄 발생 이전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포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